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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수행평가-노하우 현직 중등학교 영어 교사 9년 차인 저는 2015 개정 교육 과정과 변화하는 2022 개정 교육 과정에 맞춘 수업과 평가를 계획하는 데 가장 많이 신경 썼던 부분이 학생들의 실제적인 의사소통 능력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학생들의 쓰기, 말하기 실력과 관련된 표현 능력(Productive Skills)을 길러주기 위해 고안한 수행평가 방법과 그 채점 기준에 관한 노하우를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많은 교사들이 수행평가를 계획하실 때, 한 시간에 수행평가를 실시하여 단편화된 수행평가를 제공하지 않고, 단계별로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수행평가를 계획하시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쓰기, 말하기 단계별 수행평가 과정 구상하기
한 수업 차시에 수행평가를 끝내는 단일적인 수행평가 방법이 아니라, 5차시에 걸쳐 하나의 결과를 만들기 위한 과정형 수행평가를 지향합니다. 학생들이 글을 쓰는 '과정'을 통해 여러 번 자신의 글을 검토하고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다양한 학습 능력을 활용하고 언어를 경험하며 더 질적인 성장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주로 5차시 정도의 수행평가를 진행하며, 기간은 2주 정도 소요됩니다. 2주 정도 소요되는 수행평가에서 쓰기 활동과 말하기 활동 두 가지 영역에 대한 학생들의 학습을 평가할 수 있으며, 다양한 교육 정보 기술 기반의 플랫폼을 활용하여 학생들의 성장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다음은 단계별 수행평가에 대한 안내입니다.
1.1 1단계: 자료조사
수행평가 1차시는 자료조사를 하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수행평가는 '과제형 수행평가'를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에게 글 작성과 발표를 위한 주제를 제시하고 태블릿을 활용하여 다양한 검색 엔진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제공합니다. 단, 이 시간에 학생들이 글을 작성하기 위해 어떠한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지 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예를 들어, '나에게 위안을 주는 음식(Comfort Food) 발표하기'가주제라고 했을 때, 학생들에게 그 음식에 관한 이름, 유래, 사진, 언제 먹는지, 왜 먹는지, 먹고 나면 어떠한 감정이 드는지에 관한 정보를 제2 언어로 찾아보도록 하고, 제2 언어가 어려운 학생들도 충분히 자료조사를 할 수 있도록 번역 서비스를 충분히 활용하라고 합니다. 번역 서비스는 제2 언어 습득에 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보를 찾고 확인하고 앞으로 더욱 제2 언어 학습에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방법도 먼저 알려주고 이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도록 합니다.
1.2 2단계: 글 작성하고 피드백 받기
수행평가 2차시에서는 1차시에 자료조사 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실제 글을 작성해 봅니다. 이 단계에서 학생들은 태블릿을 사용하지 않고 먼저 글을 작성해 보도록 합니다. 학생들은 1차시에서 자신에게 위로를 주는 음식과 관련한 정보를 제2 언어로 찾아보고 그 자료를 정리하였기 때문에 보다 쉽게 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작성한 뒤, 이 글을 사진을 찍어 패들릿(Padlet)에 올려보도록 합니다. 패들릿(Padlet)에 올라온 학생들의 글을 교사가 살펴본 후, 지속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고 교사와의 대화를 통해 자신의 글이 점점 더 완성된 글로 나아간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습니다.
1.3 3단계: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서비스(Chat GPT) 활용하여 글 고치기
수행평가 3차시에는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서비스(Chat GPT)를 활용하여 자신의 글을 수정해 보는 시간을 갖습니다. 그 플랫폼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글을 올려본 뒤, 수행평가 채점 기준을 넣어 "이것은 내가 쓴 글이고, 아래는 이 주제에 대한 채점 기준이야. 네가 선생님이라고 가정할 때, 어떤 점이 잘한 것이고 어떤 점이 부족한지 글로 설명해 줘."라는 식으로 프롬프트(Prompt)를 넣어 자신의 글을 수정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의 글을 한 번 더 검증하는 시간을 갖게 되고 스스로 수정하는 기회를 통해 자기 평가가 가능합니다.
1.4 4단계: 피드백 제공하여 최종적으로 글 다듬기
수행평가 4차시에는 3차시에 인공지능 기반 대화형 서비스를 통해 수정한 최종 글을 마지막으로 점검받는 차시입니다. 학생들은 이쯤 되면 벌써 자신의 글이 익숙해지기에 이 글을 공들여 외우지 않고도 어떤 내용인지 알게 됩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쓴 글을 패들렛(Padlet)에 올리도록 하여 교사는 대면으로 피드백을 해주었을 때보다 더 빠르고 더 많은 학생에게 피드백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1.5 5단계: 발표 자료 만들기(Presenting)
마지막으로 5차시에는 발표 자료를 만들어, 자기 생각이나 정보성의 글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때 훨씬 집중이 잘 될 수 있게 발표 자료를 만드는 시간을 갖습니다. 학생들이 자신의 발표 자료를 수업 시간에 만들어야 하는 이유는 마찬가지로 '과제형 수행평가'가 금지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에게 자신이 발표할 글을 뒷받침할 수 있는 내용과 사진을 효과적으로 제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 정보 기술 사이트를 소개합니다. 그림을 영상으로 바꿔주는 사이트, 아바타가 말하는 것처럼 음성을 입힐 수 있는 사이트, 다양한 폼(form)들이 제공되어 효과적인 프레젠테이션을 가능하게 해주는 사이트 등을 소개하여 학생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발표 자료를 만드는 시간을 제공합니다.
2. 수행평가 채점 기준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포함되지 않아야 할 요소
위에서 소개해 드렸던 과정형 수행평가에서는 채점 기준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요소들과 굳이 포함되지 않아도 되는 요소들이 존재합니다. 단순히 학생들이 글을 쓰고, 그것을 암기해서 앞에서 책 읽듯이 하는 발표는 지양합니다. 그러므로, 학생들의 실제적인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해 주기 위해서는 채점 기준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수행평가 채점 기준안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요소는 글의 정보를 찾고 쓰는 단계에서 계획성, 주제 연관성, 철자 및 어법, 피드백 참여와 관련된 요소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정보 찾기 단계에 참여하였는가 혹은 선생님과의 피드백 과정에 참여하였는가와 같은 정의적 요소를 포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표 단계에서는 '자료제시'와 관련된 평가 기준을 넣어줍니다. 프레젠테이션에 필요한 시각적 자료를 적절하게 제시하였는지와 같은 기준을 설정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포함되지 않아도 되는 요소에는 발표 단계에서 '정확한 발음을 구사하였는가?'와 같은 채점 기준은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는 세계 시민이 사용하는 의사소통 도구입니다. 이전에 말씀드렸다시피 '이해 가능한(Comprehensible) 발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원어민처럼 정확한 발음과 억양을 구사하는 것이 의사소통의 목표는 아닙니다. 발음과 억양이 조금 무너져도 내 의견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게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영어에서는 발음하면서 다양한 연음 현상이 있고, 지역마다 발음 방법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또한, 발표 단계에서 '정확한 어법을 사용하였는가?' 기준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우리가 제2 언어로 의사소통할 때, 사소한 어법적 오류는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I want a pizza.'라고 말을 해도, 'I want a slice of pizza.'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으며, 'I am student.'라고 말해도 'I am a student.'라는 것은 의미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오늘은 현직 중등학교 영어 교사로 근무하면서 학생들의 쓰기, 말하기 실력 향상을 위해 제가 고안한 수행평가 방법에 대해 공유해드렸습니다. 비록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학생들이 더 좋은 글을 작성할 수 있도록 그 성장을 지켜보는 과정이 비단 어렵지만은 않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이 수행평가를 단순히 학습 결과물에 대한 평가로 인식하지 않고, 자신의 성장 과정이 담긴 하나의 프로젝트로 생각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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